고민별 세팅법

피곤하고 지칠 때, 영양제 세팅법

비싼 영양제는 필요 없습니다. 기본 성분 몇 가지만 제대로 챙기면 됩니다.

영양제를 먹어도 계속 피곤하다면, 대개는 정작 필요한 성분을 빼놓고 드시는 겁니다.

끼니를 대충 때운다면

빵이나 라면으로 한 끼를 자주 때운다면 멀티비타민과 칼마디(칼슘·마그네슘·비타민D)부터 챙기세요. 심한 결핍은 아니어도 아슬아슬하게 모자란 경우가 흔합니다.1 비타민D가 부족한 사람이 인구의 70~80%이고, 칼슘과 마그네슘이 부족한 사람도 절반이 넘습니다.2

작은 결핍도 길어지면 쉽게 피곤해지고, 부족하던 것이 채워질 때 컨디션이 가장 크게 올라옵니다.

평소 골고루 잘 드신다면 이 조합은 효과가 크지 않으니 넘어가세요.

섭취법

둘 다 식후에 드시고, 멀티비타민은 하루 1~2정, 칼마디는 하루 1~3정입니다.

멀티비타민을 하루 한 번만 드신다면 오전에 드시고, 칼마디는 알약 수가 많으면 아침·저녁으로 나눠 드세요. 단백질과 수분도 부족하기 쉬우니 함께 챙기세요.

고르는 법

  • 멀티비타민 피로 때문에 드시는 거라면 B군 함량이 넉넉한 제품(B1 50mg 이상)이 유리합니다. 요오드가 없는 제품을 권합니다.
  • 칼마디 칼슘과 마그네슘 비율이 1:1인 제품을 고르세요. 마그네슘은 넉넉할수록 좋습니다.

주의사항

  • 칼슘은 하루 500mg 이하로 드세요. 보충제로 고용량을 오래 먹으면 혈관 석회화나 신장 결석 위험이 조금 높아집니다. 음식으로 먹는 칼슘은 괜찮습니다.
  • 철분제를 함께 드신다면 칼슘과 2시간쯤 띄우세요. 칼슘이 철분 흡수를 방해합니다. 마그네슘·아연은 흡수 경로가 달라 같이 드셔도 됩니다.
  • 마그네슘 때문에 설사가 나면 양을 줄이거나 나눠 드세요. 독성이 아니라 흡수되지 못한 만큼 빠지는 신호라 금방 가라앉습니다.

잠의 질이 나쁘다면

누워도 잠이 잘 안 오고, 자꾸 깨고, 자도 개운하지 않다면 마그네슘과 멜라토닌입니다.3 과장 좀 보태면 수면 문제는 술이나 담배만큼 건강에 해롭습니다.

마그네슘은 수면 효과만 놓고 보면 최상급은 아니지만, 전반적인 컨디션까지 함께 챙길 수 있어 1순위로 씁니다. 멜라토닌은 모든 영양제 중 수면에 가장 잘 검증됐고, 처방 수면제만큼 강하진 않아도 훨씬 안전합니다.

섭취법

마그네슘은 하루 200~400mg을 저녁 식후에, 멜라토닌은 2~3mg을 취침 1시간 전에 드세요.

고르는 법

  • 마그네슘 결핍을 채우려는 게 아니라 잠을 위해 쓰는 것이라, 비스글리시네이트·시트레이트 같은 고흡수 형태가 유리합니다(산화마그네슘 비율이 낮을수록 흡수가 잘 됩니다).
  • 멜라토닌 국내에서 멜라토닌은 전문의약품이라 처방을 받아야 합니다. 품질도 처방받은 제품이 낫습니다. 번거롭다면 믿을 만한 브랜드의 2~3mg 제품을 고르세요.

주의사항

  • 매일 계속 드시기보다 필요할 때만 짧게 드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멜라토닌을 매일 오래 먹어도 안전한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 수면제·신경안정제와 함께 드시면 심한 졸음이 올 수 있습니다. 면역억제제를 드시는 분은 피하거나 상담하세요. 운전을 앞두고도 피하세요.
  • 마그네슘은 항생제·갑상선약·골다공증약과 2시간 이상 띄우세요. 같이 먹으면 흡수가 떨어집니다. 마그네슘은 저녁에, 이 약들은 아침에 드시면 간단합니다.

여기저기 염증이 잦다면

피곤한 데다 우울하고, 속도 안 좋고, 피부나 관절에 염증이 쉽게 난다면 몸에 만성 염증이 있다는 신호입니다. 오메가3와 커큐민을 쓰세요.4 그대로 두면 더 큰 병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손을 쓰는 게 좋습니다.

두 성분은 염증을 억제하는 방식이 서로 다르고, 둘 다 임상에서 잘 검증돼 있습니다. 염증이 가라앉으면 컨디션도 함께 올라옵니다.

섭취법

둘 다 식후에 드시고, 오메가3는 하루 600~1,100mg, 커큐민은 하루 1~2캡슐입니다.

염증이 심할 땐 오메가3를 단기간 하루 3,000mg까지 올려도 됩니다. 좀 나아지면 커큐민은 끊고 오메가3만 유지하세요.

고르는 법

  • 오메가3 순도 70% 이상이고 이름 있는 원료(GC Rieber·Alaska·KD Pharma 등)를 쓴 국내 제조품을 권합니다. 비린내나 쩐내가 나면 산패한 것이니 피하세요.
  • 커큐민 메리바·롱비다 같은 고흡수 원료가 좋습니다. 흑후추 추출물(피페린)이 든 커큐민은 피하세요.

주의사항

  • 커큐민은 드물지만 간 손상 사례가 있습니다. 특히 고흡수 원료나 피페린이 든 제품이 그렇습니다. 먹기 시작하고 1~4개월 뒤에 나타나기도 합니다. 몸이 노랗게 뜨거나 심한 피로·소화불량이 오래가면 중단하고 진료받으세요. 담석이 있는 분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분은 오메가3 고용량을 오래 드실 때 조심하세요. EPA와 DHA를 합쳐 하루 1,500mg을 넘겨 오래 드신 경우 심방세동이 조금 늘었습니다. 하루 3,000mg을 길게 쓰시거나 부정맥 병력이 있으면 상의하세요.5
  • 항응고제를 드시거나 수술을 앞뒀다면 커큐민은 조심해서 쓰세요. 수술 2주 전에 중단하고 상의하면 됩니다.

스트레스가 심하다면

스트레스에 시달린다면 마그네슘과 아슈와간다입니다.6 영양제로 스트레스를 없앨 순 없어도, 조금 더 잘 견디게 하고 컨디션이 덜 떨어지게 할 수는 있습니다.

마그네슘은 신경과 근육의 긴장을 누그러뜨립니다. 아슈와간다는 스트레스 완화 쪽에서 임상 근거가 가장 잘 갖춰져 있습니다.

섭취법

마그네슘은 앞서 말한 대로 고흡수 형태로 드시고(오래 드셔도 괜찮습니다), 아슈와간다는 위타놀라이드 기준 하루 10mg 내외로 드세요.

고르는 법

  • 아슈와간다 KSM-66·Sensoril 같은 표준화 추출물 중에서 위타놀라이드 함량이 표기된 제품을 고르세요.

주의사항

  • 아슈와간다는 드물지만 간수치가 오른 사례가 있습니다. 대개 2~12주 뒤에 나타나니, 너무 높은 용량을 피하고 꼭 필요한 시기에만 쓰세요. 간이 안 좋은 분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 갑상선이나 자가면역 질환이 있다면 시작 전에 상담하세요. 갑상선약을 드시거나 갑상선이 항진된 분, 자가면역질환이 있거나 면역억제제를 드시는 분, 임신·수유 중인 분은 미리 상의하는 게 안전합니다.
  • 오히려 정신이 또렷해져 잠이 안 오면 저녁 대신 오전에 드세요. 드물게 진정 효과 대신 각성 반응이 나타나는 분이 있습니다.

오후에 자주 처진다면

흰쌀밥·콜라 같은 정제 탄수화물을 자주 먹나요? 식곤증이 심하고 오후에 급격히 처진다면 베르베린과 비타민C를 드세요.7 혈당이 크게 출렁이면 몸이 에너지를 제대로 쓰지 못하고 머리도 쉽게 멍해집니다.

혈당 관리는 운동과 식단이 우선이고 심하면 병원 진료가 먼저지만, 보조로는 이 둘이 꽤 유용합니다. 둘 다 혈당 조절 효과가 메타분석으로 검증돼 있습니다.

섭취법

둘 다 식후에 드시고, 베르베린은 하루 1~2캡슐, 비타민C는 하루 500~1,000mg입니다.

베르베린은 파이토솜 형태라면 빈속에도 드실 수 있습니다.

고르는 법

  • 베르베린 가성비로는 일반 베르베린 500mg이 좋고, 위장장애가 심하면 파이토솜 형태를 고르세요.
  • 비타민C 리포좀 같은 비싼 형태는 필요 없고, 가성비 위주로 고르면 됩니다(의약품 비타민C도 좋습니다).

주의사항

  • 처방약을 드시는 분은 꼭 상담 후에 드세요. 베르베린은 간 대사를 통해 복용 중인 약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인슐린이나 설포닐우레아 계열 당뇨약을 드신다면 처음 한 달쯤은 저혈당 증상이 없는지 한 번씩 살피세요.
  • 베르베린은 임신·수유 중인 분과 영아에게 금기입니다. 신생아에게 심각한 황달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 유산균은 베르베린과 2시간 이상 띄워 드세요. 베르베린의 항균 작용이 유익균까지 줄일 수 있습니다. 위장장애가 흔하니 저용량부터 시작하세요.

운동이 부족하다면

운동 부족은 솔직히 영양제로 메우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운동을 해야 풀립니다. 다만 운동 부족으로 떨어진 말초 혈관 기능은 영양제로 조금 보완할 수 있습니다.8

시도해 본다면 오메가3와 마그네슘입니다. 두 성분 모두 말초 순환 개선에 검증돼 있고, 염증도 함께 관리해 줍니다. 더 보탠다면 아르기닌이나 피크노제놀을 곁들이세요.

정말 급할 땐

지금 당장 피로만 떨치고 싶다면 해외 제품 두 가지를 조합해 보세요. 효과는 빠르지만 건강에 크게 이롭지는 않으니 단기용으로만 쓰세요.

  • 나우 스포츠 에너지 익스트림 고함량 B군에 어댑토젠을 배합한 제품입니다. 카페인은 커피 반 잔~한 잔 분량입니다.
  • 가든 오브 라이프 에너지+포커스 물에 타 먹는 파우더로, 산화질소를 만드는 원료와 항산화 성분, 비타민B12가 주성분입니다. 카페인은 커피 반 잔쯤입니다.

저는 평소엔 앞의 정석 조합으로 챙기다가, 정 피곤한 날에만 멀티비타민을 빼고 이 세팅을 더합니다.

카페인에 민감하다면 이 조합은 피하고 앞의 원인별 조합을 챙기세요.

전부 챙기려 하지 마세요

나를 가장 괴롭히는 원인 한두 가지만 골라 집중하세요. 한두 가지 원인만 관리해도 몇 주 안에 컨디션이 눈에 띄게 올라옵니다.

광고에서 “어디에 좋다”고 내세우는 값비싼 영양제는 대부분 제대로 연구된 적도 없습니다. 기본을 챙기는 게 가장 빠른 길입니다.

원인별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끼니를 대충 때운다면 (영양 부족)멀티비타민 + 칼마디가장 흔히 부족한 비타민·미네랄을 한 번에 채웁니다.
잠의 질이 나쁘다면 (수면)고흡수 마그네슘 + 멜라토닌잠만 제대로 자도 피로가 크게 풀립니다.
여기저기 염증이 잦다면 (만성 염증)오메가3 + 커큐민오메가3와 커큐민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염증을 억제합니다.
스트레스가 심하다면마그네슘 + 아슈와간다스트레스를 조금 더 잘 견디게 해 줍니다.
단것을 자주 먹고 오후에 처진다면 (혈당)베르베린 + 비타민C혈당 출렁임을 다스려 오후 컨디션을 지킵니다.
운동이 부족하다면답은 운동입니다그래도 챙긴다면 오메가3와 마그네슘입니다.

Footnotes

  1. Prevalence and predictors of subclinical micronutrient deficiency in older adults. 2017. PMC5748727.

  2.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 — 비타민 D 영양상태.

  3. Ferracioli-Oda E, Qawasmi A, Bloch MH. Meta-analysis: melatonin for the treatment of primary sleep disorders. PLoS One. 2013;8(5):e63773. PMID:23691095.

  4. Efficacy of omega-3 fatty acid supplementation on inflammatory biomarkers: an umbrella meta-analysis. Pharmacol Res. 2022.

  5. Abuknesha NR, et al. Effects of Omega-3 Fatty Acid Treatment on Risk for Atrial Fibrillation: An Updated Meta-Analysis of 35 Trials including 114,592 Individuals. Circ Arrhythm Electrophysiol. 2026;19(8):e014785. PMID:42517224.

  6. Effects of ashwagandha supplements on cortisol, stress, and anxiety levels in adult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BJPsych Open. PMC12242034.

  7. Glucose-lowering effect of berberine on type 2 diabete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2022. PMID:36467075.

  8. Dong JY, et al. Effect of oral L-arginine supplementation on blood pressure: a meta-analysis of randomized, 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trials. Am Heart J. 2011. PMID:22137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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